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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8.11 겁쟁이 페달 27권

 

 

   드디어 전국체전이 끝났다. 작가도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하나의 이벤트로 이렇게 길게 연재한 건 매우 드문 경우가 아닐까. 소호쿠 학교와 하코네 학교 선수 다 합쳐서 12명에 미도스지까지 합쳐 총 13명이 거의 한 번 이상 자기 분량을 제대로 소화했으니 이 정도 분량이 어쩌면 당연한 걸 수도 있겠지만.

   열혈이란게, 아무리 열혈이라고 해도 열혈 요소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위기의 순간에 그저 ‘우아아아’ 해서 그걸 돌파해버리면 당연히 재미가 없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 작가는 그걸 아무렇지 않게 해버린다. 오르막길이든 내리막길이든 평지든, 다들 우아아아 하면서 초인적인 속도를 내고 그렇게 경주를 마친다.

   신기한 건 이 원패턴이 의외로 질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단 작가가 13명의 캐릭터를 거의 겹치는 면 없게 잘 설정했고, 그림을 포함해 연출을 기가 막히게 잘했다. 에이 아무리 만화라도 이건 좀 오바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법한 순간에,  데포르메라고 해야 하나, 극단적인 인체비례와 화면 구도를 선보이면서 자연스럽게 이것이 ‘허구’임을 인식시킨다. 미도스지의 혓바닥이 가슴 까지 내려오거나 이즈미다의 근육이 갑자기 부풀어오르거나 심지어 마나미의 등에 날개가 돋혀도 아 이건 원래 그런 만화였지 하면서 더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혹시나 오해가 없길. 이건 까는게 아니라 정말 읽을 때마다 감탄한 부분이다. 앞으로의 전개는 알 수 없지만 다른 일류 선수들이 계속 많이 나와서 더 ‘이상한’ 자전거 경주를 많이 보여주면 좋겠다. 그렇게만 해준다면 앞으로도 주인공이 노래를 부르며 자전거를 타도 아무 불평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 이건 애초에 그런 재미로 보는 열혈 자전거 만화니까.


Posted by 김보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