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가면남의 정체가 밝혀졌다. 그런데 중요한 건 단지 정체를 밝히는 게 아니라 그걸 얼마나 납득 가능하게 그리느냐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후의 악당이 오비토라는 건 정말 뭐랄까... 깜짝쇼를 위한 무리수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세상을 완전히 엎어버릴 희대의 나쁜 놈이 가진 상처가 겨우 이 정도라니. 물론 친구가 친구를 죽이는 장면을 두 눈으로 목격한 것이 별게 아닌 일이란건 아니지만 작가가 그걸 그만한 무게로 연출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냥 악역을 위한 악역이란 생각만 들 뿐(그리고 마지막엔 다시 착한 놈으로 바뀌겠지).
그리고 싸움의 스케일은 자꾸 커지는데 그만큼 재미가 따라오질 못한다. 커다란 기술 쓰고 그걸 롱숏으로 보여주는 것도 한 두 번이지 계속 식상한 연출로만 보여주니 독자인 나는 갈수록 무뎌지는 느낌이다. 개성있는 기술들을 사용하는 닌자들의 머리 싸움 같은 건 이제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남은 건 파워업에 이은 신기술 발표회 뿐이다. 자 내 공격을 받아라, 훗 사실 난 이런 기술도 있지, 그럴 줄 알고 나는 이런 기술을 숨겨두고 있었다, 난 물론 그것까지 예측하고 있었다!(무한반복)
게다가 최근 연재분에는 이런 경향이 더 심해진다는 듯...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